티스토리 뷰

홉른썰

[뷔홉] 타임버스로 아련물

주방장 2017. 3. 26. 16:34

 

 


TIME Verse.

내 남은 시간을 모두 너에게 바친다.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게 느껴졌다. 태형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 제 숫자를 늘려가는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다. 손목에 새겨져 있는 숫자가 영원히 멈추진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시간은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었으니 그 결과에 만족해야 했다. 태형이 죽는 게 싫어 저를 보러오는 게 제가 가장 바라는 결과였지만 제가 원하는 대로 쉽게 와줄 리가 없었다. 여느 드라마나 영화처럼 숫자 1에서 100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병약해져 끝내는 병동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지는 않았지만 멀쩡히 잘 돌아다니며 생활하다가 시간이 멈춰버린 듯 죽는다. 제 손목에 새겨진 숫자는 어느새 90을 넘어가고 있었다. 이런 나를 끝까지 네가 몰랐으면. 방 안, 침대에 걸터앉은 호석이 멍하니 손목에 쓰여있는 숫자를 봤다. 본래 하루에 1씩 숫자가 줄어들어야 정상이었지만 한 쪽이 다른 한 쪽대신 숫자를 감면당하는 경우엔 처음 자신의 숫자가 끝을 향함과 동시에 상대의 숫자까지 합쳐서 늘어나 하루에 2씩 숫자가 늘어나거나 줄어든다. 1이었던 저와 100이었던 태형. 아마 태형의 숫자는 이틀에 1씩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태형의 숫자가 천천히 줄어갈수록 제 숫자는 빠르게 늘어간다. 이렇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제가 죽으면 머지않아 태형도 죽게 되는데 그것은 싫었다. 왜 파트너로 서로 연결되며 끝내 같은 운명을 맞아야 하는 건지 의문이었다. 차라리 만나지 못했다면, 제가 그 장소들을 피해다녔더라면 이렇게 끔찍한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까. 제가 그랬더라면 태형은 제 존재를 모르고 지금처럼 시간에 쫓겨 사는 삶을 격지 않았을지 않을까 하 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느 한 쪽이 파트너를 깰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도 숫자가 늘어난다면 별 다른 생각없이 죽을 수 있었다. 오후 12시를 알리는 시계의 종소리가 울리자 호석의 손목에 새겨져있는 숫자가 1 올라갔다. 기껏해야 이제 나흘하고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다. 상대적으로 시간의 압박이 적으니 태형은 자신의 숫자가 위태로울 때가 돼서야 호석을 찾을 것이다. 호석을 만나길 싫어하는 태형으로서는 최대한 버티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지면 이 집에 오겠지만 이제는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핸드폰 액정에 뜰 자신의 번호를 보자마자 단밖에 인상을 쓸 태형이 눈에 훤했다. 어쩌면 거절당할지도 모르겠다. 안 받을 걸 어느 정도 확신하면서도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는 조바심은 제가 핸드폰을 꽉 쥐게 만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계음 가득한 여자의 음성이었다. 예상은 했던지라 끊긴 핸드폰을 무덤덤하게 보던 호석이 천천히 핸드폰을 끄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아직은 4일이나 남았으니까. 무덤덤한 척했지만 저는 다시 전화를 할 자신이 없었다.


"...좋아해."


태형아.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만큼 너를.


이거 그냥 보자마자 삘이 딱 꽂혀가지고 살짝 끄적인건데
이렇게 앵슷한 거 넘나 좋아요... 흡 후회공은 질리지 않아 늘 새로워 짜릿해
이게 뭔 소린가 싶은데 대강 저기 파트너는 맞는데 호석이가 태태의 시간까지 하루 더 받아서 태형이 목숨을 미뤄주는 거예요. 세계관은 고치기 나름이잖아? 둘이 파트너여서 50이 됐는데 호석이가 대신 시간 하루 더 받아서 시간이 늘어나고... 나중에 자기가 성욕에 눈이 먼 사람처럼 보여도 상관없으니까 태형이 불러서 숫자 다시 안정되게 50으로 시키거나 99에서 태형이가 호석이 손목보고 충격받아서 부정하다가 사겨도 좋고 진짜 슬프겠지만 호석이 시간이 멈춰버린 후에 태형이가 진실을 아는 것도 좋을 거ㅈ같음...ㅠㅠ 이런 뷔홉이들도 뭔가 되게 좋아요 그냥 이 홉총 랩총을 버릴 수가 없어... 홉총 만세 뷔홉 최고...

'홉른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홉] 배틀호모  (0) 2017.03.26
[뷔홉] 그날 본 악마  (0) 2017.03.26
[국홉] 사격 국가대표 썰  (0) 2017.03.26
[뷔홉] 악마  (0) 2017.03.26
[슙홉/슈홉] 고양이  (0) 2017.03.26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